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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전쟁/상영회 후기

[후기] [전쟁구경] 당신과 나의 전쟁

* 아래 글은 네이버 블로거 "익혼"님의 후기입니다. 필자의 허락을 얻고 게재합니다.

* 원문 보기 : http://blog.naver.com/go0210?Redirect=Log&logNo=80107133896


[전쟁구경] 당신과 나의 전쟁

쌍용자동차는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합병 되었다가 핵심 기술만 빼앗긴 채 법정관리를 받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쌍용 자동차는 수많은 사람들을 해고시켰다. 회사 측의 이런 무책임한 해고에 노동자들은 반기를 들고 일어난다. 이들의 77일간의 치열한 전쟁을 영상으로 담아낸 것이 바로 ‘당신과 나의 전쟁’이다.

그들의 투쟁을 지켜보는데 마치 개싸움 같았다. 개들은 처음에는 싸울 생각이 없지만 주인이 개를 굶기며 스트레스를 받게하고 성질을 예민하게 만들어 싸우게 만든다. 쌍용도 죄없는 노동자들에게 경영의 잘못을 떠넘겨 파업을 하게 만들고 해고에서 살아남은 자들에게 사측 시위를 부추긴다. 이들 뿐만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들이나 전경들도 주인에게 싸우라고 재촉받는 투견 같았다. 정작 구둣발에 짓밟히고 주먹과 손가락질 받아야 할 사람들은 돈으로 사람을 부리며 자리보존 하고 있고,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또한 다큐를 보는 내내 나를 포함한 대중들의 무관심이 얼마나 무서운 칼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지난 여름 나는 그들의 투쟁을 브라운관 너머로 지켜보며 안타까움의 탄식을 한번 내뱉은 것이 전부였고, 그마저도 방송에서 더 이상 쌍용자동차 파업상태에 대해 언급을 않자 바로 잊어버렸다. 누군가는 나라가 어렵고 기업이 어려운데 파업을 한다고 비난도 했었다. 나라도 이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으로 알아본다던가 남에게 이 파업에 대해 알리고자 노력했다면 또한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자 하는 사람이 조금만 더 많았다면 쌍용자동차 파업사태가 처절한 패배로 매듭지어지진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내가 무관심하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다. 앞으로는 무지의 폭력을 휘두르지 않도록 좀 더 촉을 곤두세우고 능동적으로 몸을 움직여야겠다. 현재 한달을 훌쩍 넘기고도 계속되고 있는 MBC파업도 쌍용자동차 파업처럼 끝나지 않도록 돕고 싶다.